최근 강릉에서는 행정 집행 과정에 대한 주민 반발과 충돌이 잇따르고 있다. 구정면 솔향수목원 조성 착공식, 옥계면 현내리 소나무굴취 반발, 중앙시장 걷고싶은거리 난전 철거 등을 취재할 때마다 민·관의 쌍방향 소통 부족에 의한 주민 단체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모든 시책에는 이해당사자들이 얽혀있게 마련이고 정책 결정 과정에서 주민 대표단의 사전 참여가 있었다면 갈등이 초기에 해소될 수도 있는 문제이지만 사전 협의가 미진해 오히려 일을 꼬이게 만드는 것 같아 아쉽다. 시에서는 시장 상인들에게 이전협조 안내문을 배부하는 방식으로 계도작업을 펼쳤지만 안내문을 꼼꼼히 읽어본 좌판 상인은 드물었다. 구정면 주민들은 마을행사를 착공식 하루전날 현수막을 보고 알았고, 옥계면 주민들은 소나무가 파헤쳐지는 것을 보고 사업 재추진을 확인했다고 했다. 매번 현안이 있을 때마다 물리적 충돌 우려로 인해 경찰력이 동원되고 충돌 후 또다시 소통의 장을 갖겠다는 형태가 반복되면서 경찰에서도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시에서는 상인들 자진 이전기간 이후 경찰과 합동단속을 펼치겠다고 했지만 경찰은 아직 협조요청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사전에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보다 치밀한 추진이 아쉽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현안 때마다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목소리가 커야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는 주민인식이 확산될 까 우려스럽다. 강릉=최영재기자 yj5000@kwnews.co.kr
베이징올림픽 선수들을 환영하는 축하현수막이 전국에 나부낄 때 강릉에는 우울한 현수막들이 잔뜩 걸렸다. 도심 곳곳에는 원주-강릉간 복선전철 조기착공을 촉구하는 현수막 1,500여장이 걸렸고 시청외벽에는 개청이후 처음으로 17층높이 66m 대형현수막이 걸렸다. 큰 글씨의 시각적 투쟁에다 거리에는 차량스피커 홍보까지 등장해 정부 규탄 목소리를 내 지역에는 삭막함이 감돈다. 주민들이 이처럼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은 그동안 정부로부터 철저히 홀대받아온 곪은 상처가 드디어 터져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강릉지역에 대한 정부차원의 SOC 투자는 극히 빈약했다. 아흔아홉 굽이 구대관령구간은 2001년말에야 비로소 개통돼 이전에는 정상적인 기업경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물류수송의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강릉공항 폐쇄에 월드컵 개최도시 탈락, 혁신도시 유치 실패,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실패에다 몇해에 걸친 자연 재해, 지난1년 최고물가인상 기록까지 이렇다할 호재없이 주민한숨만 터져나왔다. 강릉과학산업단지는 정부입안 사업임에도 국가단지가 아닌 시주체 일반지방산업단지로 지정돼 단지조성에만 15년 이상 걸렸다. 수십년의 정부투자 부재로 기업은 자리잡기 힘들고 인구가 줄며 이에따라 상경기도 침체돼 강릉은 2000년 이후 도내 최다 인구유출 도시가 됐는데 오히려 정부에서 경제성을 따지며 복선전철 착공 결단을 내리지 않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원주-강릉간 복선전철은 고유가시대 수도권에서 최단거리로 동해안을 연결하고 동계올림픽 유치의 발판이며 차후 동해권 항구를 연결할 산업철도가 되는 무한한 경제성을 가진 사업이다. 무엇보다 이명박대통령과 주민간 공적으로 약속한 공약 사항이다. 이제는 하늘을 뒤덮은 우울한 현수막 대신 웃음과 기운이 나는 환영 현수막을 보고 싶다.
화천군이 4월들어 ‘얼리버드(Early Bird)’정책을 내 놓으면서 군청 공무원들은 피곤함을 토로하곤 한다. 군수 주재 회의 및 부군수 주재 주간회의 시간을 오전 8시40분에서 오전8시로 앞당겨 열고 있기 때문이다. 토요일에는 태스크포스팀 워크숍을 3시간여 동안 열어 시간에 구속받지 않는 토론을 하고, 휴일을 활용한 분야별 회의를 더욱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또 매주 1회 새벽7시부터 전공무원들이 화천읍내 시가지에서 조기청소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 같은 ‘실용행정’ 속에는 회의로 인한 업무공백 최소화, 업무의 1시간 빠른 결재와 도심환경 개선 등 나름의 목적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오랜 숙원을 해결하고픈 정갑철군수의 바람이 담겨있다. 화천군청 공무원 중 80%가 춘천에서 출퇴근한다는 것은 군정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 중 하나였다. 주민들과의 대화시간을 갖다가도 공무원들 실거주 문제가 나오면 말문이 막히기도 했다. 이로인해 정군수는 가족과 함께 지역에서 상주하는 공무원에게는 승진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군청 호출 시간이 빨라지고 다양해 지면서 요즘 군청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지금이라도 화천으로 거주지를 옮기고 싶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읍내에 빈 아파트가 없어 이사를 못온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부에서 얼리버드 하니 화천도 같이하느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지만 주말이면 썰렁하던 지역음식점과 생필품가게에서는 껑충 뛴 매출로 반기고 있다. ‘화천형 얼리버드’정책이 지역사회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지켜볼 일이다.
“신정 휴일, 하루만 더 길었다면…” 1일 동해안에서 해돋이를 보고 급하게 귀경길을 서두르는 관광객들의 긴 차량 행렬을 바라보면서 지역 상인 및 관광업계 관계자들이 아쉬움을 토로하며 한결같이 내뱉는 말이다.
새해 첫날 강릉 속초 동해 삼척 등 동해안 곳곳에는 120여만명의 해맞이 인파가 몰렸다. 그러나 다음날인 2일 업무복귀를 해야하는 직장인과 그 가족들이 대부분이었던 탓에 해돋이 이후 급하게 돌아가기 바빴다. 한여름 피서객 수와 맞먹는 인원이 몰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지역경기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이다.
더욱이 해돋이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귀경길에 나서는 바람에 도내 도로 곳곳에는 지정차 현장이 심하게 발생했고 이로인해 신정을 지내기 위해 영동쪽으로 이동했던 주민들도 차 안에서 시간과 기름만 허비해야 했다.
신정 휴일이 2일까지였다면 어땠을까.
구름때문에 새해 첫날 일출을 못 봤다면 하루 더 기다리는 관광객들도 있었을 것이고 해돋이를 봤다하더라도 현지에서 여유있게 먹거리와 볼거리를 즐기며 영동지역 경기활성화에 도움을 주지 않았을까. 또 도로의 지·정체 현상도 훨씬 덜 했을테니 말이다.
지난 1999년 국민의 정부 시절 `휴일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신정연휴를 1일로 단축시킨 것이 결과적으로 도입장에서는 관광특수 하나를 잃게 한 셈이다.
100만명이 넘게 해돋이를 보기 위해 도를 찾았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이번에도 자리만 펴주고 실익을 얻지 못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기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단 하루의 휴일이 이렇게 아쉬웠던 적도 없다. 최영재기자
사진은 그룹 넥스트의 아름다운음악세상 강원대 공연이다. 평소 좋아하던 그룹이었던 데다 대기실에서 신해철씨와 인터뷰도 하고 무척 기억에 남았던 취재이다.
지난 3일 경북 상주시 계산동 상주시민운동장 MBC `가요콘서트' 녹화장에서 발생한 압사사고는 우리사회의 안전 치매현상을 반영한 대표적인 후진국형 참사로 기록될 것이다.
특히 대형공연을 치러보지 않았던 공무원들 위주로 축제가 치러졌고, 이같은 대규모 콘서트가 전무했던 문화적 소외로 인한 지역주민들의 질서의식 부재 등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시민은 인터뷰에서 “이날처럼 인기가수들을 접해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가수들을 가까이서 보기위해 앞자리를 차지하려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렸고, 뒷쪽에서 밀어부치는 바람에 앞사람이 넘어지며 대형사고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렇다면 우리 강원도의 경우는 어떨까?
우선 춘천 원주 강릉 삼척 MBC가 공동제작하는 도내 유일의 라이브콘서트 프로그램이었던 `아름다운 음악세상'이 20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폐지된다. 지난 2002년 10월부터 방송돼 한림대 일송아트홀 1,000여석을 가득 메우며 단골 팬층을 형성했던 GTB `임지훈의 예전처럼 역시 지난해 4월 알수 없는 이유로 폐지돼 현재 도내에서 펼쳐지는 콘서트 프로그램은 단 하나도 없다.
`아름다운 음악세상'의 경우 신승훈 이승철 넥스트 SG워너비 버즈 등 쟁쟁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청소년 및 연인 가족단위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무엇보다 지역 방송사 음악프로그램의 성공으로 서울중심으로 향하는 문화공간이 점차 지방으로 확대되는 역할을 적지않게 해 왔기 때문에 콘서트 프로그램의 폐지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