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 3일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제41회 대통령배고교야구 결승전 서울고와 광주일고의 경기.
나는 보기드문 명승부를 TV로 보며 뜨거운 감동을 받았다. 경기내용은 이랬다.

9회 말 9-9, 2사 만루에서 광주일고의 윤여운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천금의 끝내기 적시타 를 터뜨려 극적인 승리를 거둔다.
 이날 역전에 역전, 좀처럼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승부는 마지막 9회 말이 돼서야 갈렸다. 7-6, 한 점 차로 쫓기던 서울고는 7회에 2점을 달아나며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했다. 선두타자로 나온 2년생 히어로 안치홍이 연타석 홈런이 된 좌월 솔로 홈런으로 8-6을 만들었고, 4번 이형종의 2루타와 희생 번트로 만든 1사 3루에서 상대 투수 정찬헌의 와일드 피칭으로 이형종이 홈을 밟아 9-6까지 달아났다. 전날 신일고와의 준결승에서 3점 홈런을 치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던 안치홍은 이날 5회에도 2점 홈런을 터뜨리며 고교 최고 슬러거임을 입증했다.
그러나 광주일고의 저력은 무서웠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8회 허경민.서건창의 연속 안타로 만든 2사 1, 2루에서 윤여운.조영선의 적시타가 이어져 8-9까지 따라붙었다.
운명의 9회 말, 광주일고는 연이은 투구로 지친 서울고 이형종의 볼넷과 폭투 등으로 잡은 2사 1, 3루 기회에서 4번 이철우의 적시타로 9-9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조성진이 몸 맞는 공으로 2사 만루가 됐고, 여기서 윤여운이 끝내기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이날 서울고의 에이스 이형종은 9대8에서 동점 적시타를 맞자 자신도 모르는 절망감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감독과 코치 선수들 그 누구도 이형종을 대신할 투수가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대로 둘 수 밖에 없었다.

마치 이날의 투구가 마지막인 것처럼...
눈물을 훔치며 던지는 이형종의 역투는 이날의 경기를 보고 있는 전국의 야구팬들에게 야구가 줄 수 있는 최고의 감동을 함께 던져주었다.

몸이 부서져라 던지는 이형종의 모습. 나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영원히 그의 팬이 될 것이라 다짐했다. 그가 어느 팀에 있더라도...

p.s. 이형종은 얼마전 서해대교30중추돌때 어머님이 돌아가셨다고 한다. 어쩌면 이형종은 이날의 승리를 어머니께 바치고 싶었기 때문에 그 꿈이 무너져 눈물을 흘렸지 않았을까...

하지만, 하늘에서 이형종의 어머님은 분명 자랑스러워 하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