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이 분주하다.
지방근무하는 남편 일주일식량을 준비해야하는 까닭이다.
압력밥솥에 밥을 짓고 식기 전에 여덟 개를 나눠 랩으로 포장한다. 처음엔 햇반을 준비했고, 나중엔 햇반 용기에 밥을 담았었다.
한 끼 먹을 분량의 김치찌개, 된장찌개도 준비해 각각 지퍼 빽에 담는다. 밑반찬으로 호두와 아몬드를 잘게 썰어 잔멸치 볶고, 양파와 당근을 다져 계란말이를 했다.
이번 주는 친정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콩자반과 부추김치가 있기에 훨씬 수월했다. 시어머니께서 텃밭에 길러 따주신 토마토 몇 개도 함께 넣었다. 호두를 넣고 갈아먹으면 혼자 있는 일주일의 시름이 조금은 가실 것이다.
랩에 준비한 밥은 냉동실에 넣고 하나씩 꺼내 전자렌지에 돌리면 갓 지은 밥과 같아진다. 찌개 역시 물만 부어 끓이면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어 주방일이 서툰 그 누구도 쉽게 요리할 수 있다.
어제부터 내린 비가 새벽이 되었는데도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남편이 출근을 서두르는 눈치다. 출근길에 미끄러지는 사고가 있은 후 새벽 운전에 무척 예민해져 있다.
다리미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와이셔츠와 속옷 양말을 가방에 챙겼다. 간밤에 얼린 물도 운전하면서 마실 수 있도록 적당히 녹여 놨다.
한쪽 어깨에 노트북, 또 다른 어깨에 옷과 일주일 식량이 든 가방을 메고 우산을 챙기는 남편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오래 전부터 두 딸은 서울에서 학업 중이고, 막내아들 역시 근 복무 중이어서, 이젠 제법 혼자 있는 것이 익숙할 만도 한데, 월요일 아침이 늘 서럽다.
텅빈 방에 덩그러이 남아 있는 것이 왠지 낯설게 느껴진다. 출근을 서둘렀다. 이 아침 발걸음이 빨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45분 만에 근무지에 도착했다. 비 온뒤 개는 것은 자연의 순리이다. 쌍무지개가 떴으면 좋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