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어린이집 원아들이 본사견학을 왔다. 7살 반 36명이 들어서자 회사는 금세 북적거렸다.

신문사에서 하는 일과 역사 등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신문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이 담긴 동영상을  보기 전 어린이들을 집중시키기 위해 간단한 마술을 했다. 어린이들의 관심을 끌기에 마술보다 좋은게 있을까.

책의 위치에 따라 빈종이 ․ 알파벳 ․ 동물그림이 나오도록 미리 만들어진 마술영어책이지만 아이들은 의심이 없다. 고개를 쑥 빼고 반짝이는 눈동자를 깜박이며 보는 아이들 앞에 진지하게 책을 위 아래로 서너 번 흔든 다음 "짜잔" 책을 펼쳤다. 

“여러분이 장난치지 않고 잘 볼 것 같으면 동물그림이 없구요. 옆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장난을 친다면 동물그림이 나옵니다. 자 보세요. 예쁜 동물그림 있나요. 아니면 없나요..”

 “없 어 요.”

내가 그림책을 잘못 펼쳐졌나싶어서 다시 들여다봤다.  분명 동물그림이 있었다. 동물그림이 있는데도  어린이들 반수 정도가 동물그림이 없다고 큰소리로 대답했다. 그것은 자신들이 조용히 잘 볼 것이라는 확신을 전달하기 위한 표현이겠지만 예상밖의 대답에 나는 크게 한번 너털웃음을 웃어야 했다.

다시한번 빈용지가 나오도록 보여 준 후 견학은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