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영상매체가 워낙 발달해 대부분의 뉴스나 정보는 그곳에서 얻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나 해설가가 자세하게 설명과 분석까지 해주니 노력하지 않고도 새로운 소식과 지식을 모두 챙길 수 있다. 그러나 시각적으로 빠른 시간에 지나가기 때문에 자료로 활용하거나 스크랩을 하여 보관하는 등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신문은 학습자료로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나는 가끔 엉뚱한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여러 신문과 방송 중에서 딱 한 가지 신문과 한 곳의 방송을 정해서 그곳에서는 좋은 소식만 접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그 신문은 모든 면을 좋은 기사로만 채우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신문사 기자들은 엄청 고생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특히 정치면 기자들은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입만 열면 대부분 거짓말에 툭하면 싸움질이나 하고, 국민 생각은 눈곱만큼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말로만 국민 국민 하는 정치인들에게서 좋은 소식이 있을 턱이 없기 때문이다.

방송도 마찬가지다. 채널을 아무리 돌려보아도 꼴 보기 싫은 얼굴, 뻔뻔하게 거짓말이나 하고, 남의 얘기는 들으려 하지 않으면서 자기 주장만 늘어놓는 철면피들이 수없이 나오니 공연히 화가 나고 짜증이 난다. 그렇지만 어느 한 방송국에서는 하루 종일 저절로 신바람 나고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그런 뉴스만 나온다면 얼마나 정신 건강에도 좋을까? 실현 불가능한 꿈이지만 생각만 해도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내가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엉뚱한 생각을 하는 데에는 그만한 까닭이 있다. 신문활용학습을 하다 보면 자료를 선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 신문기사에서 학생들의 정서에 맞는 적합한 기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신문이 사회의 밝고 좋은 기사보다는 어둡고 부정적인 면을 더 비중 있게 다루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사회 곳곳에서 인간미 물씬 풍기며 사는 사람들의 정겨운 이야기나 미담 같은 훈훈한 내용들은 그저 가십 정도로 취급해 버리고, 차라리 알리지 않았으면 좋을 것 같은 나쁜 사례는 연일 대서특필해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기도 한다. 기사 제목 또한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이고 지나치게 언어의 장난을 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런가 하면 사건의 결과와 현상만 부각시켜 교육적 관점이나 인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신문사나 기자의 편견이 개입되어 왜곡된 기사로 인하여 교재로서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만약 한 신문사만이라도 좋은 기사로 지면을 가득 채우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허망한 꿈을 꾸어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