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물건을 훔치는 것에 대한 방어를 한 것뿐인데 과잉방어라니 너무해”, “도둑이 집주인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았는데도 빨래 건조대로 폭력을 휘두른 것은 과잉방어지.”

지난해 강원일보 10월25일자에 실린 `새벽에 든 도둑 때려잡았는데 뇌사 … 집주인 징역형 논란'에 관한 중학생들의 토론내용이다. 강원일보의 보도기사 외에 `경찰청이 제시한 정당방위 요건'과 검사나 판사, 교수, 국회의원, 네티즌 등 각계의 의견을 고루 읽어본 후 토론을 시작했다. 학생들은 많은 고민을 하며 토론에 임했다.

“판결은 현행법에 따라 진행할 수밖에 없다. 경찰청이 제시한 정당방위 요건 8개 중 집주인은 절반도 해당되지 않는다. 특히 폭력행위를 할 생각이 없고 도망치려던 도둑을 지나치게 폭행했다는 점은 과잉방위라는 것을 떨칠 수 없을 것이다.”

“법이 달라져야 한다. 법이 범죄자에게 유리한데 누가 선량하게 살려 하겠는가?”

“현재 우리나라의 정당방위법은 범죄자에게 유리하다. 그래서 범죄율도 높은 것이다. 법이 있는 이유는 좋은 나라를 만들려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법은 그 목적과 모순된 점이 있다.”

“법만 보고서 정당방위인지 과잉방위인지 판단하기에는 피해자들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만약 범죄자가 생명에 위협을 주는 행동을 할 때라면 자신의 안전은 어떻게 지켜야 하는 걸까?”

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며 마무리했다.

누가 이렇게 진지한 학생들을 두고 북한이 쳐내려오지 못하는 첫 번째 이유를 중학교 2학년 학생들 때문이라고 했을까? 물론 웃자고 하는 얘기지만. 토론에 임하는 학생들은 다양한 생각을 하면서 대안을 제시했다. 물론 결론은 법원에서 판결하지만 우리는 토론을 통해 이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상황을 보고 다양한 관점에서 추론해 보고 비판해 본다. 또 합당한 결론도 제시하면서 그것이 현실에서 이루어지든 그렇지 않든, 언젠가는 우리가 꿈꾸는 그런 세상이 오길 바란다.

신문은 그런 상황들을 끊임없이 제공해 준다. 삼척 원자력발전소 유치 시 `재난 발생 시 재앙이 올 수 있다'는 반대 측 입장과 `원전을 유치해 낙후된 경제를 살리자'는 찬성 측의 입장, 대한항공의 `램프리턴 사건', `군복무 가산점제' 등 우리가 고민하고 더 좋은 대안을 생각해야 할 많은 일이 신문 속에 담겨있다. NIE를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아무래도 신문을 읽게 된다는 것이다. 신문을 읽음으로써 세상 돌아가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니까 말이다. 리모델링을 시작하는 시기인 청소년들에게 리모델링의 좋은 자료는 신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