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토론 주제는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이다. 최근 인기 있는 직업 중의 하나가 여행가다. 여행가는 국내는 물론 세계 곳곳의 자신이 원하는 장소를 마음껏 다니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면에서 매력 있는 직업이다.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갖는 것보다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여행가라는 직업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여행가는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이러한 물음으로부터 출발하여 한 인물을 따라가면서 강원의 역사를 여행해보자.

※ 읽기자료
강원일보 2012년 8월30일자 12~13면
강원일보 2008년 3월18일자 13면
강원일보 2002년 10월01일자

TV 프로그램 중에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음식 관련 프로그램과 여행 관련 프로그램이다. 음식을 만들거나 맛있는 음식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이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그 다음으로 빠지지 않는 프로그램이 여행 관련 프로그램이다. 의미 있는 국내외 지역을 정하고 몇몇 사람들이 함께 여행하는 과정을 담았다가 재미있게 편집하여 방송한다.

우리 시대에 국내는 물론이고 외국여행을 하는 것이 자유롭다. 문제가 있는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 세계 어느 나라든 여행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좋은 곳이나 알려지지 않은 곳을 여행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그들을 전문여행가라고 한다. 전문여행가는 여러 곳을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어서 의욕 있는 학생들이 꿈꾸는 유망직업 중의 하나가 되었다.

일하면서 자신이 즐거울 수 있는 직업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다른 사람의 강요나 어쩔 수 없는 환경에 이끌려 직업을 선택한다면 아무리 많은 보수를 받는다 해도 결코 행복하지 못하다. 따라서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 자신이 원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찾고 그것을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선시대에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 심했다. 여성이 대문 밖을 나서는 것조차 쉽지 않았던 시대에 전국을 여행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이러한 시대에 금강산을 직접 찾아가고, 관동팔경은 물론 중국 사신들의 연행로까지 다녀온 여성이 있었다. 겨우 열네 살 나이에 남장을 하고 여행길에 나선 이가 있었는데 그가 바로 김금원이다.

원주에서 태어난 김금원은 당시 조선 여성으로는 드물게 아버지로부터 글을 배워 사서삼경 등 유교경전과 역사서를 통달했고 시문을 지을 수 있었다. 책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일찍부터 깨달았다. 그러나 책에 머물지 않고 담장 밖 세상을 향한 열망을 품었다. 그녀가 여행을 결심했을 때 아버지는 그녀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1850년 그녀는 자신의 모든 여행 과정을 기행문으로 남겼다. 충청도 호서 지방의 호(湖), 금강산과 관동팔경의 동(東), 평양과 의주 등 관서지방의 서(西), 서울 한양의 낙(洛)을 따서 책 이름을 `호동서락기'라 했다. 제목 자체가 그녀의 여행지인 셈이다. 여행에서 돌아온 금원은 서울 한강변의 삼호정이라는 정자를 중심으로 여성으로만 구성된 시모임 `삼호정시사(三湖亭詩社)'를 만들었다. 삼호정시사는 여성 문학의 새 지평을 마련한 조선 최초 여성 시인들의 시 모임이었다. 김금원은 일생 하고픈 일을 기어이 해냈던 대표적인 의욕 있는 여성이었다.

△ 일생 동안 꼭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 하고 싶은 일과 직업이 맞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직업 선택에 있어 부모의 뜻과 자신의 뜻이 다를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정배 강원한국학연구원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