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의지와 무관하게 지구는 스스로 자전하며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 이러한 자전과 공전의 결과로 낮과 밤이 생기고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흐른다. 지구의 자전 속도는 초속 460m 정도이고, 공전 속도도 초속 30km나 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세월의 속도를 느끼지 못한다.

■ 읽기참조 :

1. 강원일보 2010년 6월25일 7면, 2013년 6월23일 19면, 2013년 6월24일 16면.

2. 강원일보 2015년 6월24일 7·11면

3. 강원일보 2015년 2월2일 12면, 2015년 6월 24일 4·6면

65년 전 이 땅에서 치러진 6·25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피를 나눈 형제 간에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눈 전쟁이요. 사상자만 해도 대략 300만명에 이르는 사상 유례없는 피와 절망의 시간이었다. 전쟁에 대한 아무런 준비도 없었던 대다수의 사람은 추위와 굶주림과 질병에 시달렸으며 뿔뿔이 흩어진 가족으로 인해 지금껏 남북 전역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 이산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다. 군번 없는 학도병의 이름으로 노역자로 많은 사람이 이 산하 이곳저곳에서 전투 중에 숨졌으며 전우의 주검을 두고 눈물을 뿌리며 후퇴하였던 젊은 청년들은 이제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었다.

강원도는 6·25전쟁의 막바지 마지막 치열한 소모적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철원 금화 화천의 고지들, 백마고지, 트라이앵글 힐, 양구의 피의 능선, 도솔산, 펀치볼, 가칠봉, 두타연, 백석산, 인제의 1010고지 등. 하루에도 고지의 주인이 밤낮으로 몇 번씩 바뀌는 전투가 이어졌으며 많은 젊은이가 피어보지도 못한 청춘을 자욱한 포연과 함께 고지에 묻었다. 어느덧 휴전이 되었다. 강원도는 금강산 가는 길이 잘려진 채 남북으로 갈라진 분도가 되었다. 갯배를 타고 1·4 후퇴 때 남으로 내려온 함경도 아바이들은 고향 갈 날을 기다리며 속초 청호동에 임시 거처를 틀었다. 철원평야 위로 철책선이 드리워졌고 서울과 원산을 달리던 철마는 철길 위에 그대로 멈춘 채 야속한 세월을 눈비 속에 녹으로 쓸어내리고 있다.

6·25전쟁에는 1950년 6월28일 UN 제2차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의해 미국, 영국을 비롯한 전투지원 16개국과 의료지원 5개국 등이 참전하였다. 강원도에는 특히 에티오피아, 네덜란드, 터키 등의 병력이 전투에 참여하여 많은 전공과 함께 안타까운 희생자도 남겼다. 이들 모두는 강원도 특유의 혹독한 추위와 전쟁의 공포를 경험하며 우리 민족과 함께 피를 나눈 형제가 되었다.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에서 전쟁은 정치의 연장선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는 국민의 안녕과 행복을 위한다는 대의(大義)를 품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어쩌면 전쟁의 기록이라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전쟁은 너무나도 비인간적이며 너무나도 큰 슬픔이다. 한반도는 아직도 전쟁을 수행 중인 휴전국으로 남아 있다. 잊을 만하면 뒤통수를 때리며 도발하는 북한이 여전히 철책선 너머에 있고 우리의 젊은이들은 아직도 푸른 군복을 입고 전쟁 임무 수행 중이다.

갈수록 무감각해지고 잊어져 가는 6·25전쟁의 기억들이다. 두 눈 부릅뜬 채 강원도 산하에 묻힌 애절한 사연들을 결코 잊지 말아야겠다. 6·25전쟁의 의미가 무엇인지 참되게 되새겨야겠다.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없도록, 다시는 하늘이 목 놓아 슬피 통곡하는 일이 없도록 다지고 다질 일이다.

△토론 1. 6·25전쟁과 관련된 기사를 읽고 전쟁의 참상을 정리하고 참되게 새기는 방법을 말해 보자.

△토론 2. 강원도에서 일어난 6·25전쟁의 참상을 정리해 보자.

△토론 3. 6·25전쟁의 의미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토론 4. 6·25전쟁을 참되게 새기는 방법은 무엇이겠는가?

안상훈 강일여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