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long Reader,Opinion Leader.'


(신문을 읽지 않는 사람은 오피니언 리더가 될 수 없다.)


우리 아이는 고등학교 2학년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속독교실을 다녀 책을 매우 빠르게 읽으며, 글쓰기를 좋아한다. 이런 아이에게 한 가지 욕심이 생겼다. 신문 읽기와 NIE를 통해 생각의 깊이를 더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문을 아이의 평생 친구로 만들어 줄 자연스러운 방법이 무엇일까. 신문을 거실에 슬쩍 던져 놓았다. 하루가 가고 이틀이 지나도 아이는 신문에 대해 관심이 없다. 조바심이 났다. 때로는 스포츠면, 때로는 도서 산책, 화려한 여행화보 등 아이가 관심을 가질 만한 부분을 슬그머니 펼쳐 놓아도 보지만 늘 헛수고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시간만이라도 훑어보라고 현관 앞에 놓기도 하지만 별 변화가 없다. 아이가 야속했다. 아이는 왜 내 마음을 몰라줄까. 그렇게 하기를 3년. 나는 원주에서 지역 만기가 되어 지금 근무하는 횡성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원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이는 아빠가 옮기는 학교가 기숙형이라는 말을 듣고 따라가겠다고 나섰다. 보통 아이들은 부모를 멀리하려고 한다는데, 주변 사람들이 아이를 별나다고 표현했다. 어쨌든 아이의 말을 존중해 내가 근무하는 학교로 전학을 시켰다. 아이는 기숙사 생활을 즐거워했다.


공교롭게도 내가 맡은 업무가 NIE(신문활용교육)와 도서관 업무다. 아침마다 기숙사 방 앞에 신문을 한 부씩 던져 놓는 신문 배달 소년의 역할을 이어가게 됐다.


어느 날 아이에게 기숙사 친구들이 신문을 잘 보느냐고 물었다. 아이는 많은 학생들이 보는 것은 아니라고 대답하면서, 자기는 신문 보는 것이 재미있다고 했다. 가슴이 뭉클했다. 마침내 3년간의 신문 배달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다. 앞으로 모든 학생들이 신문 읽기에 동참하고 신문이 재미있다고 고백하는 날이 오리라 기대를 걸어 본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신문 배달을 할 것이다. 우리 학생들이 신문을 읽으며 지식과 지혜의 키를 더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또 학생들이 신문을 통해 꿈을 찾고 그 꿈을 이루기를 희망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마련한 제3회 미디어교육 전국대회에 참여하면서, 고등분과 사례발표를 들었다. 그곳에 나와서 발표하는 고등학교 선생님들의 사례는 퍽이나 감동으로 다가왔다. 좋은 여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와 관련된 프로젝트로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했다. 나도 내년에는 구성원들과의 합리적인 의사결정과정을 거쳐 NIE 거점학교를 신청할 계획이다. `Life-long Reader,Opinion Leader'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학생들의 생각을 한 단계 키우고, 나아가서 학교전체를 역동적으로 변화시키는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