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침 일과는 신문 읽기로 시작된다. 내가 구독하고 있는 신문은 네 종류이다. 네 종류의 신문을 읽는 것은 구독료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나는 굳이 종이신문을 선택한다. 신문은 내 삶에 많은 가치 판단과 꿈의 영감을 주는 사고매체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은 뇌로 살아가는 과학적 존재이다. 이 뇌가 작용하는 주된 역할의 하나가 바로 본능적으로 마음을 만드는 일이다. 우리 사람은 뇌가 만들어 내는 이 마음으로 살아가는 존재다. 이 마음은 욕망과 감정, 생각의 세 요소로 이루어진다. 마음을 만들어 내는 뇌의 본능은 0.001초의 속도를 지닌 디지털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 본능이 우리 마음을 만드는 도구가 바로 정보다. 우리 뇌는 후천적으로 학습한 지식 정보를 사용해 마음을 만들고, 이로써 몸의 생존활동을 충동해 나가는 본능적 디지털 장치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 뇌의 본능이 가진 이 디지털 방식은 인간적 사유를 깊이 반영할 수가 없다. 디지털 기기로서의 인터넷매체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무수한 대중 정보가 수많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종이신문은 커다란 지면에 아주 안정되게 우리 뇌에 요구되는 많은 지식 정보를 느긋이 제공해 주면서 깊은 사유 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우리 뇌는 감사하게도 자각적 사유가 가능한 아날로그 방식의 사고력이 있어서, 느리지만 아주 신중하고도 심도 있게 문제를 해석하고 새로운 가치를 궁리하면서 합리적으로 무엇인가를 판단할 수 있는 잠재력을 부여받고 있는 것이다. 모든 가치 생성의 창조성이 발휘되는 것은 이 아날로그 방식의 느린 사고력 덕분인 것이다. 인간은 본능적 디지털 속성과 자각적 아날로그 속성을 동시에 지닌 존재로서, 우리 뇌의 이 디지털과 아날로그 방식은 95 대 5의 비율로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그리하여 5%의 아날로그 방식을 이용해 95%의 디지털 사고력을 관리함으로써 자기 삶을 보다 가치 있게 창조적으로 승화시켜 나갈 수가 있는 것이다. 참으로 감사한 인간 능력이다.

내가 하루 일과를 종이신문 읽기로 시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종이신문은 디지털 방식의 전자매체와는 달리 깊은 사유의 동기를 주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 삶을 가치 있게 성공적으로 실현해 나가기를 원하는 모든 사람은 이 아날로그 사고력을 강화하는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젊은이들에겐 이것이 더 강하게 요구된다. 환경이 디지털에 의해 주도되기 때문이다. 종이신문은 바로 이런 현실 극복의 주된 자료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