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우리 안미초교에 새끼 고양이 네 마리가 입학했다. 아이들 손바닥보다 작고 까만 새끼 고양이 네 마리. 학교 앞 공터에 버려진 이 생명들을 아이들이 학교로 가지고 와서 키우기로 한 것이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종이상자와 옷가지, 밥그릇, 모래상자 등을 준비해오고 먹이를 가져다 먹이며 키우기 시작했다. 주말에는 고양이 밥 당번까지 정했다. 차츰 고양이들이 커가면서 사료를 먹여야 할 때가 되니, 아이들은 협의하여 용돈을 모으기도 하고, 학교 텃밭에서 키운 채소들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사료를 사주기도 했다. 이를 기특하게 여긴 한 아이 아버지께서 나무로 작고 예쁜 고양이 집을 만들어 주셨다. 바로 스스로 공부해 가는 살아있는 `생명 사랑 프로젝트학습'이 된 것이다.

이 `생명 프로젝트' 과정이 잘 녹아있는 것이 바로 `고양이 신문'이다. 전교 어린이회의에서 나온 의견에 따라 아이들이 `고양이 신문' 특집호를 발간했다. 고양이들이 우리 학교에 입학하게 된 사연부터 고양이의 생태(모양새와 크기, 수명, 습성, 먹이 등), 돌보는 방법, 인간과의 관계와 역사 등을 아주 열심히 탐구해 신문으로 만들고 우리 학교 교육가족 모두에게 배부한 것이다. 4학년 신문 편집장이 완성된 `고양이 신문'을 나에게 가져왔을 때 얼마나 기쁜지 온 세상에 천사들이 팔랑팔랑 날아다니고 있는 느낌이었다.

우리 어른들은 이 세상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의 시각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아이들은 정말 중요한 시각, `사랑'으로 세상을 보고 배우고 있다. 우리 어른들과 신문은 `고양이 신문'에서 깨달아야 한다. 신문은 독자와 신문사가 같이 만들어가는 생명체다.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수많은 기사가 과연 세상에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인지, 진실된 것들인지, 우리 아이들이 읽었을 때 정의로운지, 부끄럽지는 않은지 뒤돌아볼 일이다.

NIE(Newspaper In Education·신문활용교육)의 중요성은 언급하지 않아도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아이들을 바람직한 민주시민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NIE가 꼭 필요하다. 그러니 독자와 신문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우리의 신문에 `사랑과 진실'이 좀 더 많이 묻어났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장차 `고양이 신문'처럼 `사랑의 신문, 사랑의 세상'을 멋지게 펼쳐나갈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