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을 읽는 느낌이 새롭다. 왜냐하면 올해 들어 나와 관련된 기사가 실린 신문을 읽고 스크랩하는 경험을 여러 번 했기 때문이다. 늘 다른 이들의 일이나 사회의 다양한 사건·사고들을 접하는 매체의 하나로 활용하던 신문에서 나와 관련된 기사를 활자로 접하는 일은 흔치않은 경험이다. 이런 일을 내가 직접 경험하고 나니 그 전파력에 대해 새삼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신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젊은 시절 첫사랑의 느낌처럼 다가왔다.

그 시작은 외발자전거다. 2013년 어느 시골학교에 근무하는 친구의 학교를 방문하여 본 외발자전거 프로그램이 인상 깊어 그해 여름방학 캠프 때 바로 10대의 외발자전거와 안전장비를 구비해 가르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관심 갖고 배우려는 아이가 별로 없었다. 그래도 그해 가을학기부터 전교생을 대상으로 신청자를 받아 스포츠클럽 형태로 직접 가르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한 아이가 외발자전거를 혼자 타는 모습을 보고서야 변화하기 시작했다. 혼자 타게 된 아이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학교생활도 적극적으로 했고 주변의 많은 아이도 관심을 보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금까지 70여명의 어린이가 인증서를 받았고 현재 배우고 있는 아동이 30명이 넘는 인기 프로그램이 됐다. 열심히 연습한 결과 아이들은 운동회나 학예발표회 때 외발자전거 공연을 하게 되었고, 지난 3월 한 소식지 표지 모델로 소개됐다. 이를 보고 여러 매체에서 연락이 왔고 활동 모습이 매체에 공개된 것이 무려 10번이다. 이러한 기사들을 접하고 아이와 함께 봉의초교를 방문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는 경우는 물론 성인들의 문의전화도 생겼다. 특히 강원도 소년체전 개막식에서 공연한 외발자전거가 신문기사화 된 후에는 관심을 표현하는 전화가 갑자기 많아졌다. 아이들도 친척들이나 지인들이 신문을 보고 연락해 왔다며 신기해 했다.

신문을 펼치자마자 보게 되는 1면의 표제들 때문에 신문 보는 일을 거부하고 싶을 때가 있다. 어제 있었던 사회의 문제들이나 사건·사고, 그리고 아침부터 잔혹한 죽음을 굵은 고딕체로 쓴 표제를 읽어야 하는 일이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장 넘기면 거기에는 감성으로 가득한 사랑스러운 사람 사는 다양한 모습이 담긴 기사들이 있다. 나와 관련된 기사들을 접하고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실감나게 다가왔다. 아마도 그들의 삶이 신문의 한 기사로 올라오기까지 무수한 뒷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존재에서 벗어날 수도 없고, 또 감성과 꿈을 지닌 인간임을 알기에 오늘도 나는 신문을 펼쳐놓고 젊은 시절의 옛 추억을 회상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