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가 내린다. 오랜 가뭄으로 내려졌던 제한급수는 해제됐지만 목마른 논과 밭은 아직도 목이 마르다. 출근하자마자 참모회의가 시작되기 전, 오늘의 보도 자료를 살펴보고 나서 신문을 펼쳐든다. 지방지 2개, 중앙지 2개, 모두 4개의 신문을 통해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세상이 담겨진 신문을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과거에는 제목을 훑어보다가 관심 있는 기사만 자세히 정독을 했었는데, 이제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도 안에서 모든 기사를 꼼꼼히 읽어 본다.

알아두어야 할 정보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정보가 넘쳐나는 정도를 넘어 과잉생산의 시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시각매체인 신문, 서적, 인쇄광고물과 시청각매체인 TV, 영화, 비디오, 라디오 등에서 쏟아지는 정보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거기에다 인터넷과 SNS를 통해 유통되는 온갖 정보와 새로운 지식들이 우리 인간의 인지능력의 한계를 시험한다. 그러나 그 많은 정보가 내게 모두가 유용한 것이 아니며, 또한 검증되지 못한 것들도 많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나 인터넷과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유통되는 정보들은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그런 이유로 이제는 독자 스스로가 똑똑해져야 한다.

매스미디어는 그 속성상 정보와 지식을 자신의 입장에 기반하여 기획하고 편집하여 전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박상하는 신문읽기의 흐름에서 첫째, 먼저 정보의 속뜻을 파악하라. 둘째, 각 신문의 연재기사를 놓치지 마라. 셋째, 숨겨진 1인치 트렌드를 찾으라고 충고한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신문을 단순한 소식을 알기 위해 읽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새로운 소식을 접하는 전달매체로 읽고, 지식, 정보 획득의 교육 자료로 읽고, 기사 읽기라는 체험을 통한 놀이 개념으로 읽어야 한다. 즉 내가 속한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해 읽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신문을 시각에 대한 비판적 입장에서 읽고, 다양한 사회현상과 삶의 방식을 이해하려고 읽고, 다양한 표현방식을 종합하여 총체적으로 읽으려 노력한다.

오늘 나는 세상 속 그 많은 이야기들이 숨은 그림으로 표현된 어른들의 그림책, 신문을 펴들고 또 다른 의미의 여행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