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갑산 정상까지 푸르게 물든 오월의 아침이다. 창문을 열고 새소리를 들으며 인터넷에서 신문의 주요 기사를 챙긴다. 신문이 우편으로 배달되는 정선 여량에서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한다.


어릴 적에 나는 이른 아침 배달된 신문을 아버지에게 가져다 드리며 신문과 친해졌다. 그때 맡았던 신문 잉크의 냄새는 아직도 나에게 상큼함으로 남아있다. 어쩌다 동생에게 그 일을 가로채인 날은 하루 종일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던 기억도 있다. 그렇게 신문은 나의 어린 하루를 열어주는 역할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신문을 펼치기 전에 가위를 준비하는 습관이 있다. 강의나 훈화 등에 참고가 되는 기사를 오려 자료집에 모아두기 위해서다. 이렇게 모아 둔 자료들 중 적절한 내용을 찾아 강의나 훈화 또는 대화 속에서 인용을 한다.


이와 같은 인용은 시사성이 있고 사실적인 근거가 된다. 그러므로 강의나 훈화를 듣는 학생들, 또는 대화의 상대방이 보다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가위를 준비하는 습관은 아버지와 함께 어릴 적부터 익혀 온 것이다. 그러고 보면 어릴 적부터 가정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NIE 교육을 익혔던 것 같다. 나는 아버지의 신문 자르기를 도와 드리며 신문자료를 모으는 습관을 익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때마다 혼잣말처럼 하시던 아버지의 신문 읽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오늘은 이런 일들이 소개되었구나, 지구 저 편의 어느 나라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났었구나'라고 내가 알면 좋을 듯한 내용들을 말씀하셨다. 신문이 세상을 보는 창문임을 알려주셨던 것이다.


나는 신문 기사를 읽다가 중요하거나 마음에 드는 기사는 낭독을 하는 습관이 있다. 마치 방송에서 아나운서가 뉴스를 전하듯 흉내를 내어 낭독을 한다.


이른 아침 낭독을 하고 나면 잠겼던 목도 풀리고 기분도 좋아진다. 그리고 발음이 어렵거나 불명확한 경우에는 발음규칙을 찾아 바르게 고쳐 읽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남들로부터 목소리가 좋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발음이 정확하다는 말도 듣는다.


이러한 신문 읽기의 습관을 아이들을 키우며 보여 주었다. 그 영향이 아이들의 생활 속에 좋은 방향으로 자리매김하였으리라 믿는다.


NIE 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신문 읽기를 통해 우리의 자녀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신문이 곧 세상을 바라보는 창임을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