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외가에 몇년 간 머무른 적이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외삼촌은 늘 신문을 읽었다. 특별히 할 일이 없어 옆에서 기웃기웃할 때면 가끔 신문에 실린 내용을 이야기해 주곤 했다. 외삼촌에게 들은 신문 얘기를 학교에 가서 이야기하면 친구들이 호기심을 갖고 내 주위에 모여들었고, 나를 다른 세상의 아이처럼 바라보며 부러워했다. 그런 친구들에 둘러싸여 있을 때면 제법 어깨가 우쭐해졌던 기억이 난다. 친구들의 칭찬이 계기가 되어 일찍부터 신문을 꾸준히 읽게 되었고, 그 습관이 책 읽기를 좋아하게 만들었다. 덕분에 세상의 이치도 일찍 깨닫게 되었고 자신감도 커졌다. 지금처럼 NIE(신문활용교육)를 체계적으로 한 건 아니지만 나름대로 NIE의 덕을 본 셈이다.


교사 시절, 점심 식사가 끝난 시간은 언제나 신문 읽는 시간이었다. 5교시 수업을 할 때 혹 관련 있는 내용이 나오면 주저 없이 신문의 내용을 예로 들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신문은 현재의 이야기를 가장 조리 있게 써 놓은 책'이라고 지도했었다.


신문활용교육은 학교에서 지도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신문 읽기는 가정 속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 가정에서 부모들이 텔레비전 시청을 줄이고 신문의 유익한 기사를 자녀들에게 설명해 주거나, 읽어 주면서 신문 읽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보자. 자기주도적으로 관심 있는 기사나 사설, 칼럼 등을 스크랩해 몇 번씩 읽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주장하는 글쓰기와 설명하는 글쓰기 능력이 길러질 것이다.


신문을 많이 읽으며 정리해 본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은 나중에 큰 격차를 보일 수밖에 없다. 신문을 많이 읽는 것이 결국에는 참고서에 있는 잡다한 지식을 암기하는 것보다, 또 문제집 몇 권을 푸는 것보다 훨씬 값지고 효과 있는 일일 테니까.


학부모들이 의도적으로 신문을 이용하여 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대에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교육매체 또한 다양하다. 그러나 교육적 관점에서 학생의 종합적 사고력 신장을 위해 신문을 활용하는 방법을 권한다.


신문에서 읽은 많은 지식과 교양이 곧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그것을 바탕으로 표현력이 길러지며,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신문에 나와 있는 각종 시사 정보는 좋은 교육 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훈훈한 미담 기사는 인성교육에도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같은 사안을 가지고도 신문사와 기자의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논조를 나타내 다양한 정보와 분석력, 사고력, 종합력도 길러지게 된다.


결론적으로 NIE는 우리 아이들이 간접 경험을 많이 하게 되고 배경지식이 넓어져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창의성 있는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주 유용한 교육방법의 하나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