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신문은 언제나 내 가까운 곳에 있었다. 거의 매일 규칙적으로 생활에 파고들었지만 제목만 대충 보기 일쑤였다. 그러다가 몇 년 전에 교육청으로 자리를 옮겨 학생생활과 관련된 일을 맡으면서부터 신문 기사에 관련된 내용이 나오면 꼼꼼하게 읽기 시작했다.

2011년 연말 대구의 한 중학생이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이후로 다른 지역에서도 학교폭력과 관련된 청소년들의 자살이 각 일간지의 지면을 통해 연이어 보도됐다. 평소 학생들 생활에 관심이 많았던 나로서는 대다수 국민과 마찬가지로 커다란 충격에 빠졌었다. 그때부터 학교폭력을 다룬 신문기사를 놓치지 않고 스크랩했다. 각종 신문을 통해 모아둔 내용이 점차 많아지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나의 관심이 단순히 스크랩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정리해두었던 내용을 토대로 어떻게 하면 학교폭력을 멈추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멈춰, 멈춰'라는 학교폭력 예방 노래다. 이 땅에 그 어떤 아이도 학교폭력으로 인해 고통받지 않기를 바라고 무엇보다도 소중한 생명을 포기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 노래가 신문을 통해 많은 곳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활용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초등학교 3~4학년 검인정 교과서에 수록됐다. 이 모든 것이 신문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제는 신문의 구석구석을 세세하게 읽는 것이 생활이 되었다. 삶의 귀감이 되는 좋은 글들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어 수첩에 옮겨 적는 새로운 습관도 생겼다. 생각이 날 때마다 수첩을 뒤적이며 적어놓은 글들을 여러 번 읽으면 좋았던 처음 느낌이 되살아난다. 그 느낌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다 보니 삶이 예전보다 훨씬 풍요로워졌다. 이 또한 신문 덕이다.

몇 년 전 강원일보가 주최하는 강원NIE(신문활용교육)대회에서 심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만났던 한 초등학생이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신문 기사를 깔끔하게 정리한 것도 인상적이었지만, 주어진 주제에 대한 결론 도출 과정이 어린 나이에 걸맞지 않게 논리 정연하고 체계적이어서 놀랐다. 신문활용교육이 학생들의 지적 성장을 꾀하고 학습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말이 그 친구를 통해 과언이 아님을 깨달았다. 매일 다양하게 제공되는 새로운 정보들이 누군가에게는 살아있는 교과서가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토론의 장이나 여가를 즐기는 수단이 된다. 신문을 통해 우리들의 삶이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도 윤택해지고 풍요로워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