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시대부터 화폐는 있었다. 물건을 직접 교환하는 데 불편을 느껴 중간 매체를 사용한 것이 화폐의 시작이다. 소금이나 은, 금, 모피 등을 화폐로 사용하다가 가격을 표면에 새긴 일정한 모양의 화폐를 만들어냈다. 단순한 모양을 했던 화폐에 점차 다양한 그림이나 글이 새겨졌다. 어떤 글이 새겨지고 어떤 문양이 들어갔느냐를 살피는 것은 그 시대의 문화나 의식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근현대 들어 지폐가 등장하는데 여기에는 인물이 인쇄된다. 지폐 속 인물은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인 경우가 많다. 화폐의 변화를 통해 우리 역사를 살펴보자.

■신문자료

△신사임당 화폐인물선정 1주년 `화폐 속의 여성…'(강원일보 2008년 10월29일 12면)

△진귀품 감상-처음 공개되는 조선은행권

(강원일보 2006년 3월16일)

△언중언-화폐전시실

(강원일보 2005년 2월12일 7면)

기록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화폐는 기원전 957년에 만들어진 자모전(子母錢)이라는 철전이다. 또한 신라시대에 전혀 글씨가 없는 금과 은으로 만든 무문전(無文錢)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아직 이들 화폐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금이나 은으로 만든 장신구가 화폐의 기능을 하기도 했다. 고대화폐는 금속이어서 그 자체만으로 교환의 가치를 지녔기 때문에 특별한 글이나 디자인을 새기지 않았다.

고려시대에는 996년(성종 15년)에 처음으로 철전을 만들어 사용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건원중보 배 동국'이라는 화폐인데, 그 후 `동국중보', `동국통보', `해동원보', `해동중보', `해동통보', `삼한중보', `삼한통보' 등이 발행되어 100여 년간 사용하였다. 같은 화폐도 새겨진 글씨체가 달랐기 때문에 이들을 모두 세분하면 대략 30여 종이 된다.

고려시대 사용되는 화폐에는 동국(東國), 해동(海東), 삼한(三韓)이란 단어가 새겨졌는데, 이러한 용어는 고려를 지칭하는 대표적인 단어였다. 한편 `저화'라는 지폐가 있었다고 하는데 발견되지 않고 있다.

조선시대에 들어서서 세종 5년(1423년)에 `조선통보'를 발행한 것이 화폐 발행의 시작이다. 인조 11년(1633년)에는 `상평통보'가 주조되었고, 효종 2년(1651년)에는 `십전통보'가 주조되어 통용되기에 이른다. 조선시대에 가장 널리 통용되던 화폐가 `상평통보'였는데, 숙종과 영조 그리고 정조 때 60여개소가 넘는 곳에서 화폐를 주조하면서 다양한 화폐가 유통되었다.

임진란 이후 상업이 활발해지면서 자연스레 화폐 주조소가 늘어났다. 고종 때는 경복궁을 중건하기 위해 `당백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고종 19년(1882년)에 `대동전'을 시작으로 근대식 주화가 등장하는데, 1910년 나라를 잃을 때까지 30여 종의 화폐가 통용되었다. 세분하면 20원, 10원, 5원의 금화와 닷냥, 한냥, 반원, 20전, 10전의 은화 그리고 두돈 오푼과 5전의 백동화, 10문, 5푼, 1전, 반전의 동화로 이루어져 있다. 1905년에 일제에 의해 화폐정리사업이 진행되어 우리나라의 화폐업무는 일본의 다이이치(제일)은행의 관리 밑으로 들어가게 된다. 1910년 이후 일제는 조선은행을 설립하여 조선은행권을 발행하는데 일본화폐와 통용되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화폐로서 큰 의미가 없다.

광복 후 2차에 걸친 화폐개혁을 통해 기존 화폐단위인 `원'을 폐지하고 `환'으로 바꾼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초상이 들어간 지폐와 미국에서 주조된 100, 50, 10환의 주화가 주로 통용되었다. 1962년에는 `환'이었던 화폐단위를 다시 `원'으로 바꾸는 화폐개혁을 단행한다.

한편 우리나라 지폐에 들어간 최초의 인물은 운양 김윤식(1835~1922년) 선생이다. 1915년부터 지폐에 들어간 선생의 초상은 1952년 새로운 화폐를 제조하면서 대부분의 화폐에 이승만 전 대통령의 초상을 넣을 때까지 존재하였다. 1960년 세종대왕이 지폐에 새겨졌으며, 그 후 이황, 이율곡 선생의 초상이 지폐에 나타나게 된다. 드디어 2009년 신사임당의 초상이 5만원권에 등장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토론문제

△화폐가 있어야 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현재 우리 지폐의 인물들은 잘 선정되었는가?

△지역 화폐의 발행이 유용한가?

이정배 강원한국학연구원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