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문을 열다가
파란 생명에 흠칫 놀랐다.

지난해  옮겨 심은  돌단풍이 화분 가득 잎을 피웠다.
겨우내내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는데 서러움도 없다. 

창틀로 들어오는 황소바람도   환기시키려 열어 놓고 잊은채 밤을 지샌 강추위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추위를 막는 수단의 전부였을터인데 야박한 이 주인에게 원망도 없다.

납작한 돌위에서 겨우내 생명을 부지하려면 목말랐음직도 한데   그 갈증 어찌하고 이리도 예쁘게   피었누.

나는 혹 환경을 탓하며 혀를 둘러  죄짓지는 않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