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동 GS마트에서 후평동으로 넘어가다보면 오른쪽으로 만천리를 가는 도로가 개설됐다. 동이 트기 시작하면 그곳에 새벽시장이 열린다.

주말은 반나절까지 장이서기도 한다. 10여 년전 한 노인이 애막골 등산객을 대상으로 집에서 기른 호박을 팔던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의 장터가 만들어졌다. 집에서 기른 채소를 가지고 나오거나 산에서 직접 채취한 나물을 가져오는 이도 있지만 그보다 일반 상인이 훨씬 더 많다.

부부가 함께 나와 거드는 경우도 있다. 한 때는 모 의원 부인도 그곳에서 장사를 했었다. 그곳에는 일반장터에서 파는 물건이 모두 있다. 집에서 담근 된장 짠무 고구마 씨감자를 비롯해 화원을 방불케 할 만큼의 많은 화초와 과일들, 의류 화장품 잡화류 잡곡 토끼 과일 생선 반찬류 등 종류도 다양하다.

뿐만이 아니다. 팥죽 국 김밥 올챙이묵 샌드위치 시루떡 녹두전 증편 총떡 등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많다. 요즘은 봄나물이 한창이다. 쑥 민들레 드릅을 비롯해 산이나 들에 나는 나물들이 풍성하다. 밭에서 갖 솎아 낸 여린 상치도 바구니에 탐스럽게 담겨져 있다.

도로에서 상거래를 하는 것은 불법행위이지만 그곳은 이제 상설시장이 되어 찾는이들이 많다. 한때 그곳을 단속하기 위해 시청단속반이 물건을 강제로 트럭에 실어가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었다.

인근상가에서 상권을 문제로 민원을 제기하기도하고, 도로에 마구 주차하는 차량들로 인해 교통사고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단속에는 한계가 있는 듯 하다.

물건을 사지도 않으면서 이것저것 묻는 사람을 경계하는 것을 보면 상인들은 단속에 자유롭지는 못한가 보다. 촌두부와 딸기를 샀다. 다른 분이 가격 흥정을 하는 동안 카메라에 물건을 담았다.